Founders CBS 2017, 11.7%


난 CBS가 (병으로) 다시 발매된다고 했을 때 분명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실망할 거라 확신했다. 왜냐하면 2011년에 CBS가 처음 발매되자마자 전설이 된 데에는 당시 버번 배럴 숙성 임페리얼스타웃(이조차도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다)에 메이플을 넣은 (아마도) 최초의 시도였기 때문이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시도였던 것이었다. 


그 이후 오랜 시간이 흘렀고 메이플을 넣은 임스가 너무 많은 상황에서 사람들의 눈높이와 혀높이는 높아져 왠만한 수준이 아니고서는 명함도 내밀기 힘들어졌다. 또 버번 배럴 숙성 임스가 너무 흔해져 그동안 각 브루어리들의 경험과 실력이 향상된 상황에서 전반적으로 배럴 임스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졌다. 


지난 몇 년간 크래프트맥주 씬은 엄청난 격변의 시기를 겪었고 단순히 완성도만이 아니라 희소성과 마케팅 등 맥주 외적인 요소가 소위 덕후들이 평하는 맥주 사이트 상위권에 맥주가 랭크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엄청난 물량으로 돌아온 CBS의 귀환은 태생적으로 실망을 안 길 요소가 다분하다 할 수 있겠다. 


어쨌든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좋았다. 메이플이 다소 인위적인 느낌이지만 버번과 다크초콜릿, 메이플, 바닐라가 나름 잘 어울린다. 초년도 KBS에서 느낄 수 있는 어마어마한 부즈와 쨍한 버번도 없어서 마시기 편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미국 내수로 풀린 750 댓병과 수입된 작은 병의 맛이 다르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역시 맛은 혀보다 뇌가 느낀다는 평소 내 생각을 뒷받침해주는 수도 없이 많은 근거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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