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동안 나온 것 가운데 제일 훌륭하다. 기본적으로 은은한 메이플과 버번, 커피에 끝에 밀크초콜릿이 깔리는게 너무 환상적이다. 마지막이란게 너무 아쉽다. 몇 년 쉬었다가 다시 나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반박스 샀지만 다 마실 때 되면 너무 슬플 것 같다. BGM으로 015B의 '이젠 안녕'을 깔면 눈물이 주르륵 흐를게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거야. 함께했던 시간은 이젠 추억으로 남기고"
덕분에 너무 즐거웠다. 맛있었고, 지난 몇 년간의 내 삶을 풍요롭게 해줬다.
올해도 여러 사람의 아량과 배려 덕분에 맛있는 맥주를 많이 마셨다. 예전에는 가능한 수입된 맥주를 다양하게 많이 마셔보려 노력했지만, 몇몇 이유 때문에 지금은 그렇지 않다. 하나는 즐겨찾던 바틀샵이 하나하나씩 문을 닫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본도 안 된 맥주들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그럴 필요를 못 느낀다는 것이다(그런 점에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것은 BBNO와 쏘련 맥주 등을 수입한 SBP다). 오히려 KBS, CBS, 스톤 IRS, 조코베자 같은 검증된 훌륭한 녀석들은 반 박스씩 사서 먹는 것을 택하니 만족도도 훨씬 높고 맥주 자체를 더 즐기고 음미한다고 느낀다. 물론 그 전에도 맥주는 내 삶에서 행복을 위한 수단이지 목적 자체인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었기에 당연히 즐기긴 했지만, 지금만큼 그 자체로 즐기고 마시면서 행복하다고 느낀 적은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올 한해도 맛있는 음식과 맛있는 술과 즐거운 대화로 풍성하게 보냈다. 여러 사람의 덕을 보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일 터이니, 이것만 봐도 난 매우 운이 좋고 복 받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내년에도 매일매일 감사하고, 매일매일 맛있는 것 먹고, 매일매일 운동하고, 매일매일 사랑하고, 주3일 술 마시며 지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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