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Gypsy Peace Or Love, 10.1%

처음 서울집시에서 임페리얼스타웃을 낸다고 하길래 기대를 하면서도 의아했다. 드링커블하고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 브루어리여서 기대가 됐지만, 그동안 트렌디하고 힙한(?) 맥주 일변도로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어쨌든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사다 마셨다.

 

아로마에서는 초콜릿, 아몬드, 로스티드 몰트가 느껴진다. 훌레이버도 대체로 비슷한 가운데 싱그러운 홉과 부드러운 연유, 그리고 은은한 스모키함도 더해진다. 당연히 풀바디고 마우스필은 실키하고 매우 드링커블하다. 맥주 출시를 알리는 글에 주저리주저리 설명이 많아서 맛 없나보다 싶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아마 그동안 정체 불명, 스타일 불명의 맥주 위주로 만들어서 자신이 없었던게 아닌가 싶다. 아니면 서울집시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기대할 법한 특이하거나 부재료 떡칠의 트렌디한 임스가 아니어서 걱정이 앞섰거나. 어쨌든 기대 이상이었고 충분히 마셔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맥주다. 서울집시 맥주 가운데 처음으로 스타일 점수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맥주가 아닌가 싶다. 

 

덧셈, 뺄셈도 못하면서 미적분 푼다고 뛰어드는 브루어리들이 너무 많다. 다행히 서울집시는 덧셈, 뺄셈을 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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