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오늘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을 결정했다. 


아무리 이명박근혜가 들어서서 민주적 권리를 파괴하고 막가파식 통치를 한다고 해도 설마 설마했는데. 도대체 이 사회가 어디까지 퇴보할 지 그 끝을 알 수가 없다. 지난 수십 년간 이 하찮고 형편없는 민주주의를 이룩하려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고문 당해 불구가 되고 고통을 받았는가. 또 그 몇 배나 되는 사람들이 제대로 의견도 피력 못 하고 숨죽이며 살았는가. 그런데 이제 이 나라는 하찮은 민주주의조차 아주 땅에 내팽개치고 있다. 


이걸 과연 국가, 현대적 의미의 헌법과 민주주의 가치를 존중하는 국가라 부를 수 있을까?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인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 정견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국가가 과연 민주국가인가? 남의 머릿 속 생각을 법의 잣대로 재단하고 통제하는 사회가 행복한 사회인가? 다양한 의견은 그 자체로 토론되고 논쟁되어야 하는 것이지 구속하고 해산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이 사회와 민주주의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 과연 누가 진정으로 이 사회에 위협적인가? 바로 이명박근혜와 그 주변의 십상시들, 슈퍼갑질하는 재벌들이 아니던가? 


이런 나라는 과연 존재할 가치가 있는 나라인가? 내가 세금 내고 내 사랑하는 사람들과 몸을 의탁해 계속 살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인가? 훗날 태어날 지도 모를 내 자녀들에게 기쁘게 물려 줄만한 나라인가? 근본적인 회의감이 든다. 이건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 국가가 아니다. 미친 나라다. 천박하고 쌍스럽고 좆같은 나라다. 북한 욕하지 마. 북한하고 뭐 얼마나 차이난다고? 총살과 구속의 차이? 원천적 금지와 사후 해산의 차이? 3대 세습과 2대 세습의 차이? 그 정도 차이 가지고 대한민국이 더 훌륭하고 자랑스럽냐? 둘 다 똑같이 좆같고 혐오스럽고 쌍스러운 나라들이야.


아울러 박근혜는 가장 공격하기 쉬운 '종북' 좌파부터 때려 잡았다. 이제는 이 문제에 소극적이며 (심지어 분명히 속으로는 고소해 했을 수도 있다) 자신의 안위만 생각했던 '종남' 좌파들 차례가 될 것이다. 


오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세월호처럼 깊은 바다 속으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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