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에.


그들이 사민주의자들을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민주의자가 아니었기에.


그들이 노조원을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조원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유태인을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나를 잡아갈 때,

나를 위해 항의해 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마틴 니묄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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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지금 이 순간 한국 사회의 진짜 진보와 가짜 진보의 기준은 딱 하나다. 바로 이석기와 통합진보당에 대한 마녀사냥에 대한 입장이다. 뭐든지 두리뭉실한 것은 극단적 대립의 상황이 되면 선명하게 보인다. 지금이 그렇다.


이석기가 어떤 황당한 얘기를 했던 어떤 미친 생각을 갖고 있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를 방어해야 한다. 그의 사상에 동의해서가 아니다. 그에 대한 탄압은 바로 민주주의에 대한 탄압이기 때문이다. 정치, 사상, 표현의 자유, 그 온전한 자유를 보장하지 않은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이석기를 방어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 즉 민주주의의 핵심을 지키는 것이다.


이 나라 민주당의 수준이 얼마나 후진지는 그들의 태도를 보면 된다. 민주당에는 민주주의가 조금치도 없다. 


진보정당입네라고 외치는 정의당에는 정의가 없다. 한솥밥 먹던 동지를 감옥에 보내는 매정함은 둘째치고라도, 도무지 진보의 기본 소양 자체가 없다. 그들이 이석기를 감옥에 보내는 것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종북주의 마녀사냥' 광풍에 박근혜 정부 앞에 무릎 꿇으며 '종남주의자'라는 충성 맹세 서약을 한 것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지금 정부는 가장 공격하기 쉬운 '종북주의자'들을 공격했지만, 그 다음은 바로 무기력하게 투항한 '종남주의 진보' 차례가 될 수 있다. 그때는 뭐라고 항의하고 연대를 호소할 것인가?


이석기를 방어해야 한다. 그의 사상에 동의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사상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방어해야 한다. 


"나는 당신의 사상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이 그 사상 때문에 탄압받는다면 목숨 걸고 싸울 것이다." 볼테르의 이 유명한 말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사회 진보를 꿈꿨던 수많은 사람들이 지난 수십, 수백년 동안 실천해 온 것이다.


지금 이석기와 통진당 쪽에서 정치, 사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마녀사냥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진짜 진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죄 가짜다. 


다시 말하지만, 이석기의 생각을 혐오하더라도 그를 방어해야 한다. 바로 내가 자유롭게 꿈 꾸고, 자유롭게 표현하고, 자유롭게 토론할 권리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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