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Trappe Quadrupel, 10%


전 세계 8종류 밖에 없는 트라피스트 맥주 가운데 이제 한국에서 3종류를 마실 수가 있다(물론 수입되는 Rochefort, Chimay는 모든 라인업이 다 소개된 것은 아니다). 불과 작년 이맘 때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극강의 맥주라 불리는 트라피스트는 외국 나가면 눈에 띄는 데로 마시거나, 한국에 들고 들어와서 아껴뒀다 목욕 재개하고 먹는, 그런 희귀한 맥주였다. 


그런데 이제 그 가운데 3 종류가 수입되어 발품 좀 팔면 (상당한 가격이지만) 손 쉽게 마실 수가 있다. 이럴 때 상전벽해라 하나. 그리고 곧 한 종류 더 수입된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네덜란드 트라피스트 수도회 출신의 La Trappe. 이제 이 녀석도 손 쉽게(?) 마실 수 있으니 아끼고 아끼던 녀석을 땄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아까워서 본의 아니게 3년 가까이 묵혔다.


일반적인 쿼드루펠에서 느낄 수 있는 복잡다단하고 깊은 맛과 풍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트라피스트 친구들에서 느낄 수 있는 깊이보다는 좀 떨어진다는 느낌. 사실 Koningshoeven 수도원에서 생산하는 라 트라페 맥주 개수는 트라피스트 맥주 종류 가운데 가장 많다. '뭐 이런 것까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복 비어, 윗 비어 등을 포함해 총 9가지를 생산한다. 요즘 추세에 맞게 oak aged도 내놓고. 뭐 어떻게 보면 너무 상업적이란 느낌을 받을 수도 있고.


그래도 난 현직 수도사들이 이렇게 맥주를 만드는 것 자체가 아직도 신기하게 느껴진다. 뭐랄까, 졸라 멋있다는 느낌일까. 맨날 빽빽한 빌딩 숲 속에서 교통체증에 어딜 가도 사람에 치이고, 각박하기 짝이 없는 이 세상에 사는 나 같은 사람이 느끼기엔, 아직도 묵언수행을 하며 신의 이름으로 정성스레 술을 빚는 그 모습이 요즘말로 캐간지다(요즘은 안쓰나?).


그래서 난 이런 문구가 너무 좋다. 상업적으로 잘 포장한 것일 수도 있지만. 영리 목적이 아닌 이상 그들의 본분에서 벗어난 것도 아니다.




근데 진짜 아무 말도 안 하고 저거 한 병 다 비우면 훅 간다. 침묵을 맛 보되 침묵하면서 마시면 안 됨.


http://www.latrappetrappist.com/en-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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