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대 총선은 아마 내가 정의당에 표를 주는 마지막 선거가 아닐까 싶다. 그나마 유일한 원내 진보당이어서 준 것이지 지금도 그들의 행태를 보면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안보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을 비례대표 앞 순번에 배치하고 노동운동가는 맨 꼴지에 배치하는 정당이 과연 노동자 서민을 위한 정당인지? 공보물에는 온통 얼룩무늬 군복을 입은 사진과 함께 진짜 안보를 챙기는 정당이라는 황당무계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언제부터 진보, 좌파의 관심과 과제가 안보였나? 정말 구역질나서 못 봐주겠다. 지금 모병제로 전환하고 군비를 대거 감축하며 파병된 군인들을 철군 시키자고 해도 모자를 판에 대표부터 나와서 군복 입고 나와서 '안보'를 입에 올리다니, 맛탱이가 가도 이렇게 갈 수가 있나 싶다. 사실 이는 애당초 예견된 일일 수도 있다. 한국이 빠른 시간에 압축적으로 성장을 한 것과 마찬가지로 '종남주의 좌파'(이는 그들 스스로 통진당 사건 때 자리매김하고 싶은 위치였다. 지금의 안보타령도 마찬가지고)는 빠른 시간 안에 서구 사회민주당만큼 온건해지고 개량화되었다. 이름부터에 진보, 노동 등을 뺀 정의당이라니. 이 얼마나 몰계급적인 이름인가. 이번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표를 줬지만(그나마 지역구의 김종철 후보는 사퇴하는 바람에 찍지도 못했다) 아마 정의당에게 투표하는 마지막 선거가 될 것 같다. 양처럼 너무너무 온순해서 차마 찍을 수가 없다.


2. 투표 가능 연령을 조정해야 한다. 현재 만 19세인데, 이것은 물론 만 18세 혹은 그 이하로 낮춰야 하고, 70세 이상 정도는 투표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양반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한나라당이든 새누리당이든 독재의 후예 당을 찍는데 이거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이 땅에서 앞으로 수십년 더 고생해야 하는 사람들의 삶을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그리고 이 나이 대 사람들은 치매도 많고 의학적인 치매는 아니지만 정치적으로는 치매인 사람들이 대다수인데, 어떻게 보면 갓난 아이보다 못 한 판단력을 갖고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도 부당하다. 나이가 많아지면 인지 능력 저하로 교통 사고 발생이 늘 수 밖에 없다. 이런 걸 막기 위해 일정 연령 이상인 운전자들의 면허 관리는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 투표도 마찬가지다. 인지 능력이 저하된 사람이 죽었다 깨어나도 새누리당 찍는 것은 교통 사고보다 더한 거다. 우리 미래를 무면허 음주 운전하는 사람에게 맡기는 꼴이다. 이들은 개새끼를 데려다 놔도 뽑을 인간들이다. 실제로 2006년 부산에서 한나라당 소속의 죽은 사람이 선거 운동 한 번 안하고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내 말이 진짜라니까. 이 인간들은 새누리당 띠만 두르면 개새끼도 뽑고 시체도 뽑을 인간들이다. 


3. 이런 나라에서 애를 낳고 키워야 하다니 참으로 애한테 미안하다. 핏덩이 같은 학생들이 바다에 수장되는 나라에서, 진상 규명을 막고 유가족들한테 인간으로서 차마 입에 올릴 수 없는 막말을 해대는 그야말로 천하의 개쌍놈의 새끼들이 또다시 선거에 나와 당선되고, 이런 일이 반복되는 나라에서 말이다. 국정화 교과서를 밀어 불이든,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하든, 테러방지법을 통해 한층 더 국민을 감시하든, 무슨 개지랄을 떨어도 또다시 새누리당은 다수당이 되서 우리 삶을 힘들게 할 거다. 그들이 20대 국회에서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도 비정규직을 확산 시키는 일이다. 헬조선 어쩌고 자조를 해도 결국 이렇게 만든 거는 우리 스스로고 우리 부모님이고 우리 삼촌이다. 난 투표가 큰 변화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대중 투쟁이 활발히 벌어지지 않는 상황에선 작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단초는 된다고 본다. 그나저나 어떻게 하냐. 1번은 항상 그대로고, 2번은 국보위 출신 노인이 대표로 있으면서 오른쪽으로 가고 있고, 3번은 대권 욕망에 눈 먼 안철수가 2번보다 더 오른쪽에 포지션을 잡고 있고, 4번은 내가 진짜 안보야 하면서 얼룩무늬 군복 입고 있고, 나머지 진보정당은 사분오열되어 있고. 참.



+추가

4. 새누리가 참패했다. 간만에 얼마나 기쁜 일인가! 고소한게 아주 깨소금이다. 어깨춤이 절로 난다. 얼씨구 절씨구. 진짜 오만방자하고 싸가지 없고 국민을 개 돼지만도 못 하게 보고 없는 사람들 무시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멸시하는 인간의 얼굴을 한 짐승 새끼들이 참패한 걸 보니까 너무 기분이 좋다. 특히 개새끼를 데려 놔도 새누리가 당선된다는 강남을, 송파을, 송파병에서 낙선하는 걸 보니 박근혜 정부에 대한 사람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울산 동구, 북구에선 민주노총이 지지하는 노동자 후보가 당선됐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법 개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국회에서 내주고 노동자 투쟁을 엄호하는데 매진하기를 바란다. 물론 아쉬움도 남는다. 너무너무 온건하고 물러 터져서 흡족하진 않지만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인 정의당이 기대만큼 의석수가 안 나왔다. 또 안산단원갑, 을 모두 새누리가 됐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얼마나 속상할지 가슴이 아려온다. 용산에서 철거민을 불태워 죽인 전 서울청장 김석기도 당선됐다. 용산 참사 유가족들의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총선이 끝났지만 세상은 똑같이 돌아갈 것이다. 박근혜와 새누리는 노동자 서민 죽이기에 매진할 것이고 더민주는 우왕좌왕하며 배신할 것이고 국민들은 또다시 실망할 것이고 이 과정이 반복될 것이다. 거대한 대중 투쟁만이 우리의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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