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제는 여러 사람의 기억 속에 잊혀졌거나 대수롭지 않거나 그냥 정신 나간 '종북 빨갱이' 사건으로 남을 통합진보당 해산은, 그동안 이명박 때부터 꾸준히 진행되온 역사적 퇴행, 즉 민주적 권리가 후퇴하고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는 과정에서 분명히 질적인 도약(?)을 이룬 사건이다. 2015년에 벌어진 무수히 많은 일도 그 연장선이라 보인다. 당시 정당 해산에 맞서 진보 진영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 하고, 심지어 정의당은 이석기 체포동의안에 찬성하는 등 권력의 종북몰이에 순순히 '종남 충성 선언'을 했는데, 당시 무기력한 대응과 사분오열로 박근혜는 더 노골적이고 막가파적인 공안 몰이를 할 수 있었다. 올해 또 한 번의 질적 도약을 한 것이 바로 역사 교과서 국정화인데, 이 역시 정당화할 수 있는 논리가 별로 없다보니-그렇게도 싫어하는 북한과 더불어 국정 교과서라니!-그저 혼이 비정상이네 어쩌네 같은 소리만 해대고 있는 것이다. 국정 교과서 추진은 누가 봐도 역사의 퇴행이고 어린 학생들에게 독재 미화, 친일 미화, 재벌 미화 등의 방식으로 역사를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이는 민족을 배신하고 민주주의를 내팽겨치고 노동자들을 때려 잡아도 돈만 잘 벌고 잘 살면 그게 장땡이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쌍스러운 사상이다. 2015년 한국의 퇴행을 극적으로 보여 주는 것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다.


2. 사람을 쉽게 믿으면 안 된다. 이는 항상 내 머리 속에 있지만 나는 막상 쉽게(?) 사람을 믿는 편인 것 같다. 옛말에도 검은 머리 짐승은 믿지 말라 했는데 참. 올해도 뼈에 이 말을 새기는 한 해였다. 다짐 또 다짐. 


3. 무슨 일이 터질 것 같다. 모든 지표를 봐도 경제 위기는 더 심해질 것이다. 누구나 경기가 안 좋다는 것을 안다. 물론 정부는 경제 위기가 아니다라고 했다가 무슨 관심법안 통과시킬 때는 경제 위기라고 했다가 정신병자처럼 얘기하는데, 내년에는 경제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것이다. 이미 두산을 비롯한 대기업에서 구조조정을 시작했고, 내년에는 다른 기업에서도 더 큰 규모로 더 본격적인 정리해고가 진행될 수도 있다. 취업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고, 취업을 해도 노예처럼 장시간 저임금으로 일하는 실정이고, 자영업을 하자니 월세 내다가 허리가 끊길 지경이다. 그래서 버티다 버티다 못 버티면 자살하는 것이고 그런 사람이 매일같이 30명에 달한다. 박근혜는 20년 만에 한상균 위원장한테 소요죄를 적용하려 하는데, 막말로 소요가 일어났어도 몇 번은 일어났어야 하는 상황이 지금 한국 상황이다. 진짜 양처럼 착하고, 순박해서 멍청하게 앉아서 자기 탓하며 참는 거지, 다른 나라였으면 이미 서울이 '불바다'가 되고도 남을 상황이다. 내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다.


4. 올해 역시나 엄청나게 많은 맥주가 수입됐다. 최선(?)을 다해서 마셨지만, 못 마신 것도 많다. 아니 나중에는 너무 많이 들어오니까 질린 느낌이 들 정도다. 내년에는 진득하니 앉아서 즐기고 맛있는 것은 재구매해서 또 마실 수 있을 정도로만 들어왔으면 좋겠다. 난립하는 각종 펍, 바틀샵, 수입사도 걱정이다. 저변이 확대되는 속도보다 더 빨리 수입양이 증가해 소수의 맥덕들을 위한 수입이 진행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재구매 여유가 없는 상황인 것인데, 이는 소매점 입장에서는 끊임없이 새로 수입되는 맥주를 사는데 비용을 지출해야 하고, 재고는 재고대로 일부 남아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이다. 저변이라도 확대돼서 판매량이 증가하면 좋겠지만, 그것도 지금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 어디든 안 그런데가 있겠냐만은 맥주 관련 시장도 경쟁이 너무 심해서 결국에는 크게 한 번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이 다 갔다. 누구나 얘기하듯 시간은 빨리 간다. 그러나 아직도 박근혜 임기가 2년이나 남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시간이 빨리 가는 것은 상대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제 겨우 3년밖에 안 지났다니! 족히 30년은 보낸 것처럼 지긋지긋하고 신물이 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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