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추억, 감독 김재환, 2012


"웃프다"


이 영화를 한 마디로 하자면 그렇다. 웃기고 슬프다. 아니 웃기지만 슬프다. 저 황당할 정도의 거짓말과 저렴함에 웃지만, 저게 현실이라는 것이, 그리고 우리의 삶이 그만큼 피폐하다는 것에 슬프다.


영화는 비장하게도 괴벨스의 말을 인용하며 처음과 끝을 맺는다. 그리고 강조하는 결론은 투표를 잘 하자는 것이다. 비장함에 비해 빈약한 결론이다. 


이런 작품을 놓고 구성이 어떠하니 짜임새가 어떠하니 논할 필요는 없다. 그것을 기대하고 보는 게 아니므로. 


원래 알고 있었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참으로 저렴하다는 것이다. 아무데서나 반말을 찍찍 내뱉는다든지, 불쌍한 사병들이 열심히 군가 부르는 데 오물오물 밥을 먹는다든지. 연출되지 않은 그 모습을 보면 참. 모든 것을 돈으로 평가하는 그 천박함도.


어쨌든 배급사의 표현처럼 '지난 5년을 정산하는 호러코미디'다.


영화를 보는 데 두 가지 어려움이 있다. 하나는 워낙 상영관이 적고 상영 시간도 좋지 않아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그 얼굴과 목소리를 한 시간 넘게 보고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매우 고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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