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라탱고는 30년이 넘어가는 밴드니, 내가 말을 배우기 전부터 기타치고 노래하던 분들이다. 얼터너티브락, 인디락, 모던락, 슈게이징 그 뭐라 칭하든 이들은 이들만의 독특한 느낌이 있고, 한 번도 광범위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 적은 없어도 컬트적인 인기는 항상 있었다.
나 역시 90년 대 중반부터 이들의 음반을 꾸준히 들으며 좋아했다. 이미 그때부터 이들의 <painful>, <I can hear the heart beating as one> 앨범은 소위 말하는 명반 대열에 올라 있었다.
공연은 quiet set과 loud set으로 나눠 진행됐다. 쉬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3시간이 넘었다. 최근에 나온 곡뿐 아니라 90년대와 2000년대에 나온 곡들도 골고루 연주했다. 오랫만에 너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공연을 보고 두 가지를 깨달았다. 1.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도 키 큰 사람이 많아 스탠딩 공연은 앞으로 가지 말아야 겠다. 2. 장시간 서 있는게 다리가 너무 아파 스탠딩 공연은 앞으로 가지 말아야 겠다. 두 가지를 깨달았다고 하는데 어쨌든 결론은 하나다.
그래도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내와 함께 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참, 이들의 공연 소식을 공연 이틀 전 출근하면서 읽는 신문에서 봤다. 원래 문화, 스포츠란은 거의 보지 않는데 그날 따라 구석에 코딱지만한 공연 기사를 읽어서 알게 됐다. 올해 가장 운 좋은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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