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헤이지 이파는 홉통기한이 1주일이라는둥 어쩌고 저쩌고 말이 많은데. 홉통기한 엄청 따지면서 2주 지나면 맛 갔네 어쩌네 하는게 유별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캔입된지 8개월 된 거를 가져온 이 수입사의 패기, 기백 혹은 뻔뻔함, 염치 없음, 후안무치, 인면수심(이 정도는 아닌가?)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남들은 굳이 안 그래도 되는 맛 없는 것까지 비행기 태워서 빨리 가져오는 마당에 무슨 낙타 등에 실어서 왔는지, 창고에 썩던 것들 짬통에 담아 왔는지. 시류를 거슬러서 반 년이 지난 거를 푸는 것은 진짜 뭐냐. 자꾸 마셔주면 이래도 되는 줄 알고 계속 이럴 텐데.
코코넛, 바닐라 캐릭터가 뉴잉글랜드 스타일 아이피에이라 하기엔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사브로 홉을 쓴 것 같은데 IPA 베이스에 융화되지 않은 것 같다. 어쨌든 나올 때부터 주저리주저리 설명이 길어 별론가 보네하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과락이라 해도 별로 할 말이 없을 것같다. 왜 한국에서 크래프트 맥주 만드는 데는 기본도 못 하거나 겨우 하면서 자꾸 트위스트하고 방귀 끼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기본 좀 탄탄하게 하고 뭐 장난질도 치고 그래야지. 기본이 없는데 변화를 주니까 사상누각처럼 무너져 버린다. 제발 덧셈 뺄셈 좀 열심히 하고 미분 적분 풀자. 학교에서 배운 거 기억 안나나.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묄세. 그래도 작년에 탭으로 마셨을 땐 순식간에 한국 크래프트 씬을 5년 정도 퇴보시킨 맛이었는데 그것보다는 훨씬 낫다. 적어도 끝까지 마셔줄 수는 있는 정도.
캔입 4일만에 먹은 다음 2주 후에 다시 마셨는데 코코넛 많이 빠지고 발란스 좋아졌다. 180도 달라져서 지금은 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