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gue Yellow Snow IPA, 6.2%
내 기억이 맞다면 인디카가 석권(?)하던 IPA에서 그 다음으로 수입된 녀석이다. 그게 2013년 이때 쯤이었으니까 기껏해야 2년밖에 안 지났다. 그 사이 정말 한국 수입 맥주(크래프트건 메이저건) 시장은 정말 상전벽해라는 말이 모자랄 정도로 변했다. 그야말로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했다! 정말 한국은 극단적이야.
어쨌든 당시에는 마실 수 있는 신선한 IPA 탭이 인디카랑 고작 얘밖에 없어서 열 번도 넘게 마셨다. 지금은 얘보다 훨씬 맛 있는 IPA나 다른 스타일의 맥주도 많이 들어 오는데, 과연 이렇게 빠르게 발전하는 게 바람직한가 하는 의문은 남는다. 맥주를 한 잔 마신다고 고민해서 레시피를 짜고 힘들께 땀 흘려 만든 사람의 의도와 그 맥주의 진가를 알 수 있을까? 그런 면에서 10번도 넘게 펍에 가서 마셨던 얘는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러나 요즘은 그야말로 맥주가 쏟아지고 있어서(국산이든 수입이든) 여러 병 반복해서 마시기는커녕 한 병, 한 잔 아니 한 모금 마시기도 벅차다. 기껏 한 모금 마셔보고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게 온당할까? 버드와이저가 미국 슈퍼볼 때 내보냈던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모욕적인 광고를 떠나, 몇 모금 마시면서 그 맥주에 대해 단 칼에 평가하는 것은 그야말로 '크래프트'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것 같다.
결론은 좀 천천히 들어와라. 웃고 떠들고 즐기며 (건강도 챙기고) 마실 수 있게. 이건 뭐 한 번 죽어봐라 식으로 들어오니. 그렇다고 이번에 못 마시면 수입이 중단될 게 뻔한 맥주들을 안 마실 수도 없고. 그냥 얘를 마시니 한참 전(같지만 불과 2년밖에 안 된) 상황이 생각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