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ody has to know

Rogue Juniper Pale Ale, 5.2%

Rogue Brutal IPA, 6%

2년 전 이맘때, 홍콩에 갔다. 당시만 해도 한국에 수입되는 IPA류는 인디카 정도밖에 없었고, 탭으로 옐로우스노우IPA 정도 들어오는 수준이었다. 홍콩의 글로브라는 펍에 갔을 때 가능한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마셔보려 했는데, 이 녀석을 한 잔 마시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냥 얘만 연거푸 3잔을 마셨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글로브 가서 3잔 마셨다. 그 후에 한국에도 탭이 들어 왔고, 병도 들어 왔는데, 입맛이 바뀌었는지, 낯선 곳에서 들뜬 기분으로 마신 탓인지 홍콩에서의 그 맛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당시에 맛있게 마셨던 (정말 멈출 수 없을 정도로) 브루털IPA의 기억은 잊을 수 없다. 근데 그게 고작 2년 전 얘기네. 그 사이에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 

http://www.rogue.com/rogue_beer/brutal-ipa-2/

Rogue Yellow Snow IPA, 6.2%

내 기억이 맞다면 인디카가 석권(?)하던 IPA에서 그 다음으로 수입된 녀석이다. 그게 2013년 이때 쯤이었으니까 기껏해야 2년밖에 안 지났다. 그 사이 정말 한국 수입 맥주(크래프트건 메이저건) 시장은 정말 상전벽해라는 말이 모자랄 정도로 변했다. 그야말로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했다! 정말 한국은 극단적이야.

어쨌든 당시에는 마실 수 있는 신선한 IPA 탭이 인디카랑 고작 얘밖에 없어서 열 번도 넘게 마셨다. 지금은 얘보다 훨씬 맛 있는 IPA나 다른 스타일의 맥주도 많이 들어 오는데, 과연 이렇게 빠르게 발전하는 게 바람직한가 하는 의문은 남는다. 맥주를 한 잔 마신다고 고민해서 레시피를 짜고 힘들께 땀 흘려 만든 사람의 의도와 그 맥주의 진가를 알 수 있을까? 그런 면에서 10번도 넘게 펍에 가서 마셨던 얘는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러나 요즘은 그야말로 맥주가 쏟아지고 있어서(국산이든 수입이든) 여러 병 반복해서 마시기는커녕 한 병, 한 잔 아니 한 모금 마시기도 벅차다. 기껏 한 모금 마셔보고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게 온당할까? 버드와이저가 미국 슈퍼볼 때 내보냈던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모욕적인 광고를 떠나, 몇 모금 마시면서 그 맥주에 대해 단 칼에 평가하는 것은 그야말로 '크래프트'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것 같다. 

결론은 좀 천천히 들어와라. 웃고 떠들고 즐기며 (건강도 챙기고) 마실 수 있게. 이건 뭐 한 번 죽어봐라 식으로 들어오니. 그렇다고 이번에 못 마시면 수입이 중단될 게 뻔한 맥주들을 안 마실 수도 없고. 그냥 얘를 마시니 한참 전(같지만 불과 2년밖에 안 된) 상황이 생각나서.

Rogue Santa's Private Reserve, 6%

왜왜왜. 도대체 왜 이게 크리스마스 시즈널로 나온 거지? 이름이 아까운디.

http://www.rogue.com/roguebeers/

Rogue Mocha Porter, 5.1%

http://www.rogue.com/beers/mocha-porter.php

Rogue Shakespeare Oatmeal Stout, 6%

한 병 다 비울 때 쯤 바닐라를 느꼈다. 카페오레 아이스크림이 생각났다.

http://www.rogue.com/beers/shakespeare-stout.php

Rogue Dead Guy Ale, 6.6%

생보다 병이 낫다. 빨리 브루털IPA 생이 들어와야 하는데.

http://www.rogue.com/beers/dead-guy-ale.php

Rogue Dry Hopped St. Rogue Red Ale, 5.2%

이름 보고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그런 맛이다. 너무 정직하다고나 할까? 나쁘진 않은데, 내겐 2% 부족했던. 그게 무엇이든.

http://www.rogue.com/beers/st-rogue-red.php

Rogue Chocolate Stout, 6.3%

발렌타인날은 이런 걸 마셔 줘야 함. 보통 날은 그냥 마시고, 특별한 날은 핑계를 대고 마시고. 어쨌거나 맛있음.

http://www.rog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