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 Coast Red Seal Ale, 5.4%


튀지 않는, 조용히 묵묵히 할 일 하는. 그런 범생이 같은 느낌. 


http://www.northcoastbrewing.com/home.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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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Trappe Quadrupel, 10%


전 세계 8종류 밖에 없는 트라피스트 맥주 가운데 이제 한국에서 3종류를 마실 수가 있다(물론 수입되는 Rochefort, Chimay는 모든 라인업이 다 소개된 것은 아니다). 불과 작년 이맘 때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극강의 맥주라 불리는 트라피스트는 외국 나가면 눈에 띄는 데로 마시거나, 한국에 들고 들어와서 아껴뒀다 목욕 재개하고 먹는, 그런 희귀한 맥주였다. 


그런데 이제 그 가운데 3 종류가 수입되어 발품 좀 팔면 (상당한 가격이지만) 손 쉽게 마실 수가 있다. 이럴 때 상전벽해라 하나. 그리고 곧 한 종류 더 수입된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네덜란드 트라피스트 수도회 출신의 La Trappe. 이제 이 녀석도 손 쉽게(?) 마실 수 있으니 아끼고 아끼던 녀석을 땄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아까워서 본의 아니게 3년 가까이 묵혔다.


일반적인 쿼드루펠에서 느낄 수 있는 복잡다단하고 깊은 맛과 풍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트라피스트 친구들에서 느낄 수 있는 깊이보다는 좀 떨어진다는 느낌. 사실 Koningshoeven 수도원에서 생산하는 라 트라페 맥주 개수는 트라피스트 맥주 종류 가운데 가장 많다. '뭐 이런 것까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복 비어, 윗 비어 등을 포함해 총 9가지를 생산한다. 요즘 추세에 맞게 oak aged도 내놓고. 뭐 어떻게 보면 너무 상업적이란 느낌을 받을 수도 있고.


그래도 난 현직 수도사들이 이렇게 맥주를 만드는 것 자체가 아직도 신기하게 느껴진다. 뭐랄까, 졸라 멋있다는 느낌일까. 맨날 빽빽한 빌딩 숲 속에서 교통체증에 어딜 가도 사람에 치이고, 각박하기 짝이 없는 이 세상에 사는 나 같은 사람이 느끼기엔, 아직도 묵언수행을 하며 신의 이름으로 정성스레 술을 빚는 그 모습이 요즘말로 캐간지다(요즘은 안쓰나?).


그래서 난 이런 문구가 너무 좋다. 상업적으로 잘 포장한 것일 수도 있지만. 영리 목적이 아닌 이상 그들의 본분에서 벗어난 것도 아니다.




근데 진짜 아무 말도 안 하고 저거 한 병 다 비우면 훅 간다. 침묵을 맛 보되 침묵하면서 마시면 안 됨.


http://www.latrappetrappist.com/en-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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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s Special Double Cream Stout, 6.1%


미시간 주의 Bell's에서 겨울 시즌에 나오는 스타우트. 이름은 그 부드러운 질감에서 나온 것이지 실제 크림이나 유제품이 포함된 것은 아니다. 이 맛을 위해 10종류의 몰트가 쓰였다고 한다. 


A 검은색. 거품이 오래 가는 편은 아님

A 로스티드 몰트, 커피 향

F 카라멜, 초콜릿, 커피 맛. 탄 맛도 조금

M 매우 부드러움

O 크림을 진짜 넣은 것처럼 매우 부드러운 질감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깊은 맛은 떨어진다. 목으로 넘어간 후 씁쓸함도 인상적이다.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먹기 좀 빡쎄다고 느끼고, 그냥저냥 스타우트는 좀 심심하다고 느끼는 날 먹으면 쵝오! (라고 하지만 두 번 다시 먹을 수 없는 걸 알기에...)


http://www.bellsbeer.com/brands/12-Special%20Double%20Cream%20Stout%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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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a Longboard Island Lager, 4.6%


http://konabrewingco.com/beers/longboard-la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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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박점규, 2011



2010년 11월 15일부터 12월 9일까지 있었던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장 점거 투쟁을 다룬 책이다. 저자인 박점규는 금속노조 활동가로 당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농성을 하며 이 기록을 남겼다. 


사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투쟁은 훨씬 이전인 10여년 전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2010년 당시 현대차 불법 파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있었고, 보수적인 법원에서의 마저 이런 판결은 투쟁의 불을 당기는 역할을 했다. 


인생이 그러하듯, 그리고 때로는 역사적 사건이 그러하듯 점거 투쟁도 우연한 기회에 촉발됐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그렇게 점거는 시작됐고, 이는 한국 노동운동사에 분명히 기록될 큰 사건이 됐다. 


이 책은 세세하게 당시 일을 기록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숨소리, 뒤척이는 움직임까지 느껴진다. 그들과 동거동락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생생한 리포트에 비해 분석은 다소 취약하다.


나는 당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얼마나 처절하게 싸웠는지 기억한다. 정부, 회사, 언론 등은 전방위적 공격을 해댔다. 사실 이는 어느 파업이나 투쟁에도 있는 일종의 상수이다. 이보다는 오히려 우군이라 믿었던, '형님'이라 믿었던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조 지도부의 배신 그리고 더 나아가서 파업 파괴 행위가 더 괴로웠을 것이다. 상급단체인 금속노조는 정규직 노조 지도부에 쩔쩔 매며 파업 종료를 종용하기만 했다. 


결국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힘을 줄 수 있는 연대 파업은 불발됐고, 가진게 맨 주먹밖에 없던 이들은 결국 점거를 풀어야 했다. 굳이 승패를 따져야 한다면, 이 투쟁은 패배다. 그러나 영웅적인 패배였고, 그렇기 때문에 훗날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25일의 격렬한 투쟁은 끝났지만, 2년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해결된 게 없다. 지금도 2명의 비정규직 조합원이 철탑에서 180일 넘게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역사 발전은 때로는 더디다. 그리고 거기에는 공짜란 없다. 애누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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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ombacher Pils,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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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rra Nevada Stout, 5%


http://www.sierranevada.com/beer/year-round/st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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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582475.html


졸린 눈을 비비며 아침 신문을 보다 깜짝 놀랐다. 그리고 한동안 무척이나 설레였다. 최근 본 가장 흥미롭고 설레인 기사다.


대형 고양이과 동물 가운데 가장 멸종에 근접한 아무르 표범. 불과 100년 전만 해도 한반도 곳곳에서 살았으나 이젠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 표범의 발자국이 한국에서 발견된 것이다. 간간히 있었던 목격담과는 다르게 매우 신빙성있고, 실질적인 증거로서의 가치가 충분히 있어 보인다. 


아무르 표범(Panthera pardus orientalis)은 표범의 아종으로 현재 러시아 극동 지방에 30~40마리만 생존해 있다. 현재 IUCN redlist에 Critically Endangered로 분류되고 있고, 그 설명에는 very rare subspecies라는 설명이 더해져 있다. 2007년 센서스에서 성체 14~20마리, 새끼 5~6마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정도 개체수면 근친교배로 인한 유전적 취약성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설령 한반도에 표범이 살아있다한들 어떤 큰 의미를 가질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설레인다. 언젠가는 지금 지리산에 반달곰 기십마리가 살 듯이, 표범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그래야 삭막하기 짝이 없는 이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근사해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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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분위기도 뒤숭숭하고, 개인적으로도 참 힘든 시기에 축하할 일이 생겼다. 


신자유주의 상징 대처가 죽었다. 신자유주의 파산과 함께 역사의 쓰레기 통으로 간 그녀의 죽음을 함께 축하하며, Cheers!


한국의 살인마가 죽는 날 또 한 번 기쁨의 축배를 들기를 학수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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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거웠다. 긴장감이 없었다. 방예담이 아무리 능력있고 미래가 촉망받는 친구라 해도 (미안한 얘기지만)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노래를 아주 잘하는 범인일 뿐이다. 권투로 치면 체급이 다른 거다. 페더급과 헤비급이 경쟁을 할 수 있겠는가. 하나마나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우승을 당연히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아니다. 상대방이 엄청난 팬들을 확보했다면 악동뮤지션은 떨어졌을 수도 있다. 지난 슈퍼스타K에서 흔히 봐 왔듯이 말이다. 왜 싱거웠냐면 이미 이들은 우승이냐, 준우승이냐가 중요하지 않은 상태, 그것을 초월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진정 이 오디션 프로그램이 발굴해낸 보석이었고, 한국의 천편일률적인 대중음악 상황에선 더더욱 그랬다. 역설적으로 주류 KPOP과 가장 이질적이고 공통점이 덜한 참가자가 KPOP 스타 우승자가 된 것이다. 


정말 이들의 능력은 클라스가 다르다. 다른 차원이다. 능력의 차이가 너무 커 다른 참가자가 단시간 안에 그것을 뛰어 넘을 수가 없었다. 이는 마지막 경연곡 MMMbop만 봐도 알 수 있다. 영어 라임에 맞춰 "음 바빠도 TV 다 봤어" 같은 가사는 범인이 도저히 상상해 낼 수 없는 그런 것들이다. 


우승을 했으니 이제 대형 기획사 가운데 하나에 들어 갈 것이다. 불가능하겠지만 '노터치' '무보정'을 기대해 본다. 이들의 매력은 지금처럼 순수하고 깜찍하고 재기발랄할 때 가장 빛난다. 메이저의 손길, 상업적 고려는 그 매력에 뺄셈을 할 뿐이다. 그들의 노래를 감탄하며 들었던 사람들은 모두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음반이 나오길 기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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